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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WBC 혹사·참사, 투수들 한 해 농사 어쩌나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참사로 끝났다. 1라운드 조기 탈락이라는 결과뿐만 아니라, 컨디션 난조와 기본기(제구력) 상실, 혹사 논란까지 대표팀 투수들에게는 상처만 남긴 대회로 남았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새 시즌을 맞이하는 투수들은 이제 ‘WBC 후유증’이라는 징크스와 맞서 싸워야 한다. 보통 선수들은 리그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드는데, 개막 한 달 전에 열리는 WBC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은 이전보다 일찍 컨디션을 조절하며 시즌을 준비한다. 리그 144경기 강행군을 치르는 데 독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전 4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많은 투수 선배들이 이 후유증을 겪었다. 김선우, 김병현 등 해외파(2006년)나 배영수(2006) 서재응(2006, 2013) 윤석민(2009, 2013) 장원삼(2013), 우규민(2017) 등이 대회가 있던 해 직전 시즌보다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김광현(2009)처럼 시즌 초반에 부진하거나 정현욱(2009)처럼 시즌 중반 피로가 쌓여 고전한 선수들도 있었다. 이번 대회의 후유증은 이전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WBC 충격 탈락의 정신적 후유증은 물론이고, 대회 준비 과정부터 꼬인 선수들의 시즌 준비가 순탄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선발 자원들의 계투 준비,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강행군, 악천후 및 항공기 결항 등 돌발 사태 등이 모두 겹치면서 투수들이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부상과 혹사 논란도 있었다.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25)은 대회 직전 발견된 어깨 염증으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연습경기 2경기 포함 대회 4경기까지 3경기 연속 출전한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23·3경기 82구)과 5경기 모두 출전한 김원중(30·롯데 자이언츠) 정철원(24·두산 베어스)을 둘러싼 혹사 논란도 불거졌다. 특정 선수들만 경기에 많이 나오는 불균형 문제가 불거졌는데, 투수들의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가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일련의 문제들은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간 현재, 벌써 탈이 나기 시작했다. 계투진으로 불펜에 나섰던 선발투수들은 소속팀에서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투구 수를 점차 끌어 올려 선발투수로서의 몸을 만들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LG 김윤식(23)의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됐고,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35)과 이의리(21) 등 여러 선수들도 뒤늦게 투구 수를 늘리는 과정에 돌입했다. 이제 막 시범경기에 등판해 공을 던지기 시작한 대표팀 투수들의 성적도 좋지 않다. 지난 19일 광주 두산전에 등판한 이의리는 3이닝 동안 홈런 포함 안타 4개를 내주고 폭투 1개, 볼넷 2개를 기록하며 크게 흔들렸다. NC 다이노스 구창모도 20일 창원 키움전서 3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 했고, KT 위즈 소형준은 21일 수원 두산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국제대회를 여러 번 경험했던 SSG 랜더스 김광현(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양현종(3과 3분의 1이닝 무실점)만 호투했을 뿐 젊은 투수들은 고전했다. 시즌 중에도 WBC 후유증은 투수들을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원태인은 “(WBC 경험이 있는) 형들이 ‘한국에 돌아가면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한 힘듦을 경험할 것’이라고 하시더라”라며 선배들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담대로, 대표팀 투수들은 WBC 여파로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물론, 이 모든 고난은 WBC 대표팀 발탁 때부터 예정돼 있던 것들이다. WBC 참가가 결정됐을 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았다면 충격은 덜했을 수 있다. 1라운드 조기 탈락이라는 예상치 못한 참사까지 겪으면서 대표팀 투수들은 체력적, 정신적인 상처만 안고 새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KBO리그에 몰아치고 있는 잔혹한 'WBC 후폭풍'이다.윤승재 기자 2023.03.23 07:30
야구

꿈꾸는 KIA, 왼손이 든든해

‘왼손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 야구계에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속설이다. 그만큼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가 긴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하위권(9위)에 머물렀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왼손 투수 트로이카를 앞세워 도약을 노리고 있다. 2017년 최우수선수(MVP) 양현종(34),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20)와 외국인 투수 션 놀린(33·미국)이 그 주인공이다.KIA는 해태 시절부터 왼손 투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선동열, 조계현, 이강철, 이대진, 윤석민 등 간판 투수 대부분이 우완이었다. 창단 이후 39년 동안 두 자릿수 승리를 한 번이라도 기록한 왼손 투수는 딱 3명이다. 신동수가 두 번(1991, 92년), 김정수가 한 번(93년) 10승을 넘겼다. 나머지 한 명이 양현종이다. 2007년 데뷔한 양현종은 무려 9차례나 10승 이상을 따냈다. 2014년부터는 7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기록을 이어갔다.양현종은 지난해 미국으로 떠났다.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겠다는 일념으로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연봉 손해까지 감수했지만, 그의 도전은 아쉽게도 실패로 돌아갔다. 12경기에 나와 3패에 그치면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어렵게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1년 만에 돌아온 양현종은 일찌감치 KIA 복귀를 결정했다. 계약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지만, 결국 4년 총액 103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에 사인했다.양현종은 미국 진출 직전인 2020시즌엔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평균자책점 1위(2.29)에 오른 2019년과는 대조적이었다. 볼넷이 급격하게 증가(9이닝당 1.61개→3.34개)한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양현종의 구위나 구속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미국에서 뛸 때도 평균 구속은 90마일(약 145㎞)이었다. 신임 김종국 KIA 감독은 “양현종이 합류하면서 국내 투수진이 안정됐다”고 밝혔다.양현종이 없는 사이 KIA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1985년 이순철(외야수) 이후 무려 36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했다. 주인공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1차 지명 신인 이의리였다. 이의리는 지난해 19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했다. 발목 부상으로 시즌 후반엔 등판 횟수가 적었지만, 기록은 화려했다. 9이닝당 삼진(8.84개·10위), 피안타율(0.204·1위),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607·6위) 모두 리그 최상위권(100이닝 이상 선발투수 기준)이었다.이의리 역시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힘 있는 포심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조합이 위력적이다. 팔 스윙이 빨라 타자가 대처하기 힘들고, 회전수(최고 초당 2380회)도 높아 좀처럼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는 능력을 갖췄다.요즘 서울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의리는 “발목은 이제 전혀 문제가 없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큰 목표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풀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이의리는 “안 다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현재 선발 보직이) 제 자리가 아닌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이의리는 양현종의 후계자로 꼽히지만, 정작 두 선수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지난해 입단한 새내기 이의리는 아직 양현종을 직접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의리는 “모든 면에서 아직 배울 게 많다. 지난해 프로에 데뷔한 첫 시즌을 보낸 신인인데 현종 선배님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며 “나란히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했다. 후배 투수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걸 좋아하는 양현종과의 만남이 이의리에겐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 마운드에 오른 모든 순간이 재밌었다”며 올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KIA의 마지막 왼손 비밀병기는 올 시즌 첫선을 보이는 외국인 투수 놀린이다. KIA는 그동안 외국인 왼손투수로 재미를 본 적이 없다. 2017년 팻 딘이 올린 9승이 최고기록이다. 그런데 놀린은 구단 좌완 외인 사상 첫 10승에 도전한다. 놀린은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10경기(5선발)에 나와 2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연봉은 90만 달러지만 이적료를 지급했기 때문에 외국인 연봉 상한선(100만 달러)을 꽉 채웠다.권윤민 전력기획팀장은 “투수를 선택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먼저 계약한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는 불펜 경력이 많았다. 이에 비해 놀린은 커리어 내내 선발투수로 활약한 데다 이닝 이터(많은 이닝 동안 던지는 투수)라는 점이 돋보였다. 제구력이 뛰어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권 팀장은 또 “퀵모션 속도를 조절하거나 팔 각도를 올리고 내리는 등 마운드 위에서 영리한 모습에 주목했다”며 “평균 구속이 시속 140㎞대 중반인데 MLB에선 빠른 편이 아니지만 한국에선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 끝이 지저분해 많은 땅볼 유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KIA는 지난해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8위(5.04)에 그쳤다. 올 시즌엔 왼손 투수 트리오와 우완 윌리엄스, 언더핸드 임기영이 선발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3명의 왼손 투수를 징검다리처럼 활용하면 좌-우-좌-우-좌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이 가능하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KIA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KBO리그에 기록될 좌완듀오는?한국인 중 왼손잡이 비율은 약 5% 정도다. 왼손 투수의 비율은 20% 정도다. 그러다 보니 리그를 뒤흔든 왼손 투수는 많았지만, 좌완 듀오를 보유한 팀은 많지 않았다. 2021시즌까지 두 명의 왼손 투수가 한 팀에서 동시에 10승 이상을 거둔 사례는 16차례뿐이다. 좌완 10승 트리오는 단 한 번도 없었다.프로 원년인 1982년엔 삼성의 왼손 투수 권영호와 이선희가 나란히 15승을 거두며 30승을 합작했다. 왼손 투수가 많았던 삼성은 이후에도 성준-김일융(1986년), 김태한-성준(1993년), 차우찬-장원삼(2010·13년) 등을 배출했다.1990년대 가장 인상적인 좌완 콤비는 1995년 LG 트윈스의 이상훈과 김기범이다. 그해 이상훈은 30경기에서 20승 5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이후 국내 투수 20승은 2017년 양현종이 나올 때까지 22년이나 걸렸다. 이상훈, 정삼흠에 이어 LG 3선발이었던 김기범은 26경기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10승 투수는 한 명이지만 '레전드 좌완' 3명이 함께 뛴 팀도 있었다. 2006년 한화 이글스다. 그해 입단한 신인 류현진은 18승을 거두며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했다. 마무리 구대성은 개인 최다인 37세이브를 챙겼다. 당시 만 41세였던 송진우는 그해 8승(8패)을 추가하며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좌완 원투펀치는 2015년 넥센에서 뛴 앤디 밴헤켄(미국)과 라이언 피어밴드(미국)였다. 밴헤켄은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절묘한 포크볼을 앞세워 20승을 거뒀다. 피어밴드 역시 위력적인 공은 아니지만, 좋은 제구력 덕분에 13승을 올렸다.가장 꾸준했던 사우스포 조합은 두산 베어스 장원준-유희관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두 선수는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이 기간 두산은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 나가 두 번 우승했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1.18 08:33
야구

7년 연속 PS 개근, 올해도 최다 등판…서른아홉 베테랑의 멋진 가을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 베테랑 투수 이현승(두산 베어스)은 7년 연속 포스트시즌(PS) 무대에 개근하고 있다.두산은 지난 9일 플레이오프(PO·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6-4로 이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뒤 "이현승의 공이 좋았다. 온 힘을 다해 던지는 모습이 보였다"라고 칭찬했다.이현승은 4-2로 앞선 8회 말 1사 2·3루에서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지만, 2사 3루에서 후속 박해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동점까지 허용하진 않았다. 두산은 9회 초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두들겨 2점을 뽑고 승기를 잡았다. 그는 "반대 투구도 있었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웃었다.이현승은 1983년생이다. 동갑내기 좌완 장원삼과, 권혁, 박희수 등은 벌써 은퇴했다. 2015~2016년 두산 마무리 투수로도 활약한 이현승은 이후 중간 계투로 옮겼고 2018년부터 4년간 기록한 홀드는 6개-2개-10개-7개에 그친다. 올 시즌 5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1.93으로 좋았지만, 석 달 넘게 1군을 비웠다.그러나 이현승은 여전히 가을야구에서 중용되고 있다. 최근 7년 연속 PS에 진출한 두산에서 7년 내내 PS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이현승은 김태형 감독이 꺼내는 '좌완' 첫 번째 카드다. 지난 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 0-1로 뒤진 5회 2사 1·2루에서 이용규를 범타 처리한 뒤, 6회 김혜성과 이정후까지 잡아내고 임무를 마쳤다. 마운드에서 모자가 벗겨질 만큼 온 힘을 쏟아 공을 던졌다. 지난 7일 LG 트윈스와 준PO에서도 1차전 7회, 3차전 8회 투입됐다.두산이 2015년부터 올해 PO 2차전까지 PS 총 56경기를 치르는 동안, 이현승은 절반을 넘긴 32경기에 등판했다. 올 시즌에도 WC 결정전-준PO를 거쳐 PO 2차전까지 팀이 치른 7경기 가운데 준PO 2차전을 제외한 6경기에 출전했다. 팀 내 등판 1위다.이현승은 10일까지 PS 개인 통산 42경기에 등판, 최다경기 출장 2위로 올라섰다.두산이 정규시즌 2위 삼성을 물리치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에 오르면서, 이현승은 이혜천(46경기)이 갖고 있는 역대 PS 투수 최다경기 출장 신기록도 넘볼 수 있게 됐다.이현승은 PS 통산 3승 1패 4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60(39와 3분의 1이닝 7자책)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 통산 평균자책점(4.45, 648경기)보다 훨씬 좋다. 이현승은 가을에 더 믿음직한 베테랑 투수다.그는 "두산에 있었기 때문에 운이 좋게 가을 무대에 서서 기록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두산은 내게 감사한 팀"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11.11 08:17
야구

137㎞ 직구로 다승 2위 ‘백정현 미스터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34)은 신비한 투수다. 힘껏 던져도 빠른 볼 평균구속이 시속 140㎞를 넘지 않는다. 웬만한 투수들의 변화구 구속보다 느리다. 그렇다고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는 ‘팔색조’도 아니다. 언뜻 별다른 장점이 없어 보이는 30대 중반의 베테랑 투수. 그런 그가 올 시즌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 18일 의미 있는 1승을 추가했다. 한화 이글스와 대전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았다. 2007년 1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면서 다승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을 쓸어 담는 상승세다. 평균자책점도 2.17로 더 좋아졌다. 이 부문 1위다. 6월 이후 등판한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에선 19와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이제 유력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다. 삼성 투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2012년 장원삼이 마지막이다. 백정현은 구속 욕심을 버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측정한 올해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36.5㎞다. 지난해보다 시속 2㎞가 줄어 더 느려졌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영리한 돌파구를 찾았다. 직구 투구 비율을 49.2%에서 27.2%로 대폭 낮췄다. 슬라이더(25.4%)와 투심패스트볼(21.4%), 체인지업(18.7%)을 고르게 섞어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 직구(49.2%)와 슬라이더(21.7%) 비중이 70%를 넘었는데, 올해는 경우의 수가 더 많아졌다. 특히 체인지업 투구시 피안타율이 0.133에 불과하다. 릴리스 포인트와 팔 스윙이 직구를 던질 때와 비슷해 타자에게 혼선을 준다. 왼손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오른손 타자에게 효과적이다. 직구처럼 오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다. 백정현은 지난해 3할에 육박했던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을 올해 0.218까지 떨어트렸다. 제구가 뒷받침된 덕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공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백정현은 올 시즌 볼을 남발하다 무너지는 경기가 확연하게 줄었다. 스트라이크존에 아슬아슬하게 걸치는 핀포인트 제구가 빛난다. 그는 “그동안 제구에 집중해 훈련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백정현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부상에 부진이 겹쳐 1년 늦어졌다. 그 아쉬움을 딛고 더 강한 투수로 발돋움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8.20 07:58
야구

[배영은의 야·생·화] 롯데는 감독이 혼자 망친 팀인가

[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감독을 또 바꿨다. 11일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래리 서튼 퓨처스(2군) 감독을 제20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롯데는 KBO리그 역사에서 감독을 가장 많이 교체한 팀이다. 1982년 나란히 출범한 KIA 타이거즈(9명·전신 해태 포함)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허 감독의 퇴진은 놀라운 소식이 아니다. 시간문제로 보였다. 성민규 롯데 단장과 허 감독의 불화가 지난해 초부터 계속됐다. 둘의 동행이 1년 넘게 이어진 게 놀랍다면 더 놀랍다. 성 단장은 2019년 말 취임 후 허 감독 영입을 주도했다. 계약 후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영입은 단연 허 감독님"이라고 했다. 계약 기간 3년도 파격적이었다. 프로 감독 경험이 없거나 팀 레전드가 아닌 초보 감독은 대부분 2년 계약으로 출발한다. 롯데는 허 감독에게 3년을 보장하면서 장기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모양새를 취했다. 젊은 단장과 새 감독의 의기투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성 단장 취임 첫 트레이드가 발단이었다. 성 단장은 2차 드래프트 2·3라운드 지명을 포기한 뒤 "원하는 조건의 포수가 없었다. 기다려달라. 내가 어떤 포수를 영입하는지 보여드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얼마 뒤 선발투수 장시환을 한화 이글스로 보내고 지시완을 데려왔다. 그렇게 영입한 포수였으니, 지시완의 진가를 실전에서 확인하고 싶었을 거다. 허 감독 생각은 달랐다.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지시완이 1군 포수 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 성 단장과 허 감독의 길은 여기서부터 어긋났다. 이후 베테랑 투수 장원삼의 선발 등판을 놓고 또 한 번 부딪혔다. 성 단장은 장원삼을 '추천'했다고 생각했고, 허 감독은 선수단 운영에 '간섭'했다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둘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롯데만 단장과 감독의 사이가 나빴던 게 아니다. 거의 모든 팀 단장과 감독은 늘 크고 작은 대립을 한다. 이해관계가 다르니 어쩔 수 없다. 성적이 좋은 팀에서도 불화는 생긴다. 단장은 '이 정도 전력을 꾸려줬으면 우승은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감독은 '이 정도 전력으로 우승까지는 어렵다'고 내심 아쉬워한다. 성적이 나쁜 팀은 당연히 더 심하다. 서로 책임을 돌리거나 원망할 상대가 필요하다. 감독의 경기 운영이 답답한 단장은 자꾸 잔소리하고 싶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많은 감독은 수시로 현장 일에 왈가왈부하는 단장이 원망스럽다. 이런 감정의 충돌을 이겨내고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치는 것도 결국은 단장과 감독의 능력이자 임무다. 롯데의 진짜 문제는 이런 갈등 상황이 외부로 적나라하게 알려졌다는 거다. 야구는 단체 종목이다. '내분'의 이미지는 구단에 치명적이다. 많은 단장과 감독이 종종 티격태격하다가도 조용히 갈등을 봉합하거나 절충안을 찾는 이유다. 그러나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 사태는 자존심 문제로 확대된다. 링 위에 공개적으로 올라온 이상, 어느 쪽도 질 수 없는 싸움이다. 성 단장과 허 감독이 각자 상대를 겨냥한 기 싸움을 하는 동안, 롯데 팬과 선수단도 양 갈래로 갈라져 계속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데도 성 단장은 야구팬이 수시로 드나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수차례 의미심장한 글과 사진을 남겨 일을 키웠다. 일례로 허 감독이 지난해 말 "단장님과 불화는 없다. 늘 감사드린다"고 대외적 봉합을 시도하자 성 단장은 SNS에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듣는 사진을 올렸다. 의도적이었는지, 우연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이 사진은 불화설에 관한 억측과 관심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됐다. 어쨌든 오랜 대립 끝에 허 감독이 먼저 링을 떠났다. 롯데는 일단 성 단장의 손을 들어준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 전쟁의 승자가 됐을까. 결과는 아직 모른다. 그보다 '집안싸움'에서 승자와 패자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무의미한 일이다. 프로야구에서 팬의 목소리는 중요한 권력이다.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팬심'은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바뀐다. 천하의 이대호도 경기를 마치고 나오다 '팬'이 던진 치킨 박스에 맞은 적이 있다. 향후 성 단장이 데려온 선수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지금 단장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는 팬들이 가장 먼저 돌아설 거다. 창단 40주년을 맞은 롯데 구단은 신생팀(SSG 랜더스) 구단주가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라고 도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 돼버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 감독과 덜컥 3년 계약을 하고, 다시 그 감독을 계약기간 절반도 안 돼 내보내는 것 외에는 해결책을 모른다. 지금 롯데는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는 걸까. 성민규 단장을 앞세운 롯데 프런트는 이제 '총알받이'도 없는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5.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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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S] 허문회 감독의 고집, 결국 1년 7개월 만에 지휘봉 뺏겼다

롯데 허문회(49)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롯데는 11일 "신임 감독으로 퓨처스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래리 서튼을 선임했다"라며 "이석환 대표는 그동안 팀을 이끌어 준 허문회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이석환 대표이사가 이날 오전 직접 허문회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 이로써 2019년 10월 롯데와 3년 총 10억 5000만원에 계약을 한 허문회 감독은 1년 7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이후 양승호-김시진-이종운-조원우(재계약 후 3년 계약 중 1년 임기)-양상문 감독에 이어 허문회 감독까지 불명예 퇴진했다. 롯데 구단은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과 성민규 단장-허 감독 불화설이 경질의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성적은 매년 평가받는 것인데,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 설명을 믿는 야구인들은 물론, 아무도 없다. 성민규 단장은 부임 후 공석이던 사령탑을 선임하면서 감독 후보자 인터뷰도 했다. 구단 창단 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감독 임명권을 쥔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은 자주 충돌했다. 구단은 "단장과 감독의 갈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이석환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허문회 감독은 지난해 방출 선수 명단에 대해서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정보 고맙다"라며 구단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자신과 상의 없이 이뤄졌다는 의미였다. 허문회 감독은 부임 첫 시즌인 지난해 초반부터 성민규 단장과 부딪쳤다. 장원삼의 선발 등판을 추천한 프런트에 공개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성민규 단장이 트레이드로 데려온 지시완(개명 전 지성준)의 기용 문제로 올 시즌 초반에도 시끄러웠다. '단장의 선수'와 '감독의 선수'가 따로 존재한 것은 내홍을 야기했다. 성 단장과 허 감독의 불화설의 기저에도 이처럼 선수 기용을 놓고 대립하는 의견 차가 존재했다. 허문회 감독은 자기 신념과 주관이 뚜렷한 지도자다. 2015년 넥센(현 키움) 타격 코치시절에도 훈련양을 놓고 구단과 마찰을 빚었다. 허 감독은 당시 메이저리그식 자율 훈련을 추구했는데, 이는 재계약 거취와 2군 강등의 배경이기도 했다. 롯데가 이번에 허문회 감독의 경질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도 마찬가지다. 구단 관계자는 "1군에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있고, 2군에 좋은 선수들이 있어도 엔트리 교체가 적었다. 2군에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구단 입장에선 육성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허문회 감독 체제에서는 1군 주전이 확고해, 2군에서 올라온 선수에게 제공되는 기회가 적은 편이었다. 이 관계자는 "방향성에 대한 차이가 컸다"라고 밝혔다. 구단은 부인했지만, 롯데는 지난해 7위로 마친 뒤 감독 교체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허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달라지겠다"고 약속했다. 재신임을 받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베테랑 위주로 팀을 운영했고, 1군 주전은 확고했다. 그래서 1군 선수, 베테랑으로부터 신뢰는 두터웠다. 구단은 허문회 감독에게 선수 기용을 폭넓게 가져갈 수 있도록 시그널을 보냈지만, 달라진 부분은 없었다. 허 감독은 '유망주는 1~2명만 써야지, 3명 이상 쓰면 팀이 망가진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허문회 감독은 최근에도 "선수 기용은 감독의 선택인데 이런 논란이 황당하다. 선수 기용은 감정을 배제하고 공정하게 하고 있다. 성민규 단장과 의견이 안 맞을 수는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오해"라며 "난 나이에 상관없이 좋은 선수를 쓴다. 떳떳하다"라고 했다. 그러나 KBO리그 최초로 한 경기에 야수 3명을 투수로 올리는 등, 안팎으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이에 구단 관계자는 "떠나는 사령탑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하는 것은 죄송하다"면서도 "허문회 감독님의 고집이 셌다"라고 표현했다. 롯데는 공식적으로 허문회 감독 경질에 대해 "이번 결정은 구단과 감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 차이가 지속된 데 따른 것"이라며 "향후 팬들의 바람과 우려를 더욱더 진지하게 경청하고, 겸허히 받을들이겠다"라고 밝혔다. 서튼 감독은 11일 사직 SSG전부터 지휘봉을 잡아 2022년까지 롯데를 이끈다. 롯데는 로이스터 이후 6명의 사령탑이 연속해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서, 팀 운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1.05.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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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도박설'에 '방출'로 대응…윤성환과 삼성의 악연

베테랑 투수 윤성환(39)이 불명예스럽게 삼성 유니폼을 벗는다. 삼성 구단은 16일 "윤성환을 자유계약선수로 방출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한 매체를 통해 윤성환의 거액 도박 연루설이 불거졌다. 뒤늦게 관련 내용을 인지한 구단이 내부 회의를 거친 뒤 방출을 결정했다. 적지 않은 나이를 고려했을 때 윤성환은 은퇴 수순을 밟게 될 게 유력하다. 윤성환은 통산 135승을 기록한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2012년과 2014년에는 각각 한국시리즈에서만 2승씩을 올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장원삼(현 롯데)·배영수(은퇴)·차우찬(현 LG) 등과 삼성 왕조의 선발진을 구성한 주역이었다. 구단 영구결번이나 은퇴식이 거론될 정도의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러나 거듭된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윤성환은 2015년 10월 마카오 해외 원정 도박과 국내 인터넷 도박 혐의(상습도박)로 그해 열린 한국시리즈를 뛰지 못했다. 긴 수사 끝에 2016년 7월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사건이 일단락됐다. 한 달 뒤 검찰은 해외 원정 도박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 처분을, 국내 인터넷 도박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참고인 중지는 참고인·고소인·고발인 또는 같은 사건 피의자의 소재 불명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행하는 처분을 말한다. 당시 윤성환은 핵심 피의자인 도박장 운영 총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수사의 어려움이 있었다. 윤성환은 KBO리그 퇴출을 피했지만, '도박'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윤성환은 2018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대립각을 세웠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을 때였다. 선수는 좋은 조건을 원했고, 구단은 냉정하게 선수를 평가했다. 줄다리기 끝에 1년, 총액 10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합의했다. 4년 전 받은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48억원, 연봉 8억원)의 '대박'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지난 시즌 도중 윤성환의 FA 계약과 관련해 갖은 소문이 떠돌아 구단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결국 FA 계약 책임자인 운영팀장이 사임했다. 윤성환과 삼성의 갈등은 얼마 전 극에 달했다. 윤성환의 올 시즌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5.79. 이달 초 홍준학 삼성 단장은 "선수 본인에게 (은퇴 의사를) 물어봤다. 그런데 별다른 답이 없다"며 "결정을 못 했는지, 고민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2군에서 마감한 윤성환은 구단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연락 두절"이라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였다. 16일 터진 거액 도박 연루설은 방출을 결정하는 기폭제가 됐다. 윤성환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잠적설과 도박설을 모두 부인했다. "경찰 조사를 받겠다"라고 했다. 시즌 말미 2군 훈련장에 출근하지 않은 걸 두고는 "구단이 예우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은퇴를 얘기한 절차와 과정을 두고 구단과 진실게임을 벌일 조짐이다. 어쨌든 삼성은 '방출'로 윤성환과의 인연을 정리했다. 홍준학 단장은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선수에게 빚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도박이나 경찰 내사를 받고 있었다는 건 전혀 몰랐다. '알고도 그렇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말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우린 도박에 예민한 구단"이라며 "(관련 내용에 대해) 속일 생각도 없고, 속일 이유도 없다. 선수가 20대도 아니고, 은퇴를 앞두고 있다. 우리가 속일 이유가 뭐가 있나. 구단이 꼼수를 썼다고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 있나"라고 답답한 듯 되물었다. 삼성은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윤성환의 도박 연루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도 관련 내용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소속 선수가 도박 관련 추문에 휩싸였다는 것 사실만으로도 선수단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윤성환과 삼성의 인연은 최악의 상황에서 마침표가 찍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1.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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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이적생, 알토란 활약으로 가치 증명

황혼기에 유니폼을 바꿔입은 베테랑들이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KIA 내야수 나주환(35)이 대표적이다. 그는 현재 KIA 주전 3루수다. 먼저 출전 기회를 얻었던 장영석과 황윤호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부진했다. KIA가 투수 홍건희를 두산에 내주고 영입한 내야수 류지혁은 이적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했다. '백업의 백업'이었던 나주환이 기회를 얻었다. 데뷔 18년차 나주환은 2루수와 유격수로 많이 뛰었다. KIA에서는 핫코너를 잘 지키고 있다. 그는 하위 타선 무게감 향상에도 기여했다. 3일 현재 51경기에서 타율 0.269·출루율 0.302·장타율 0.406·6홈런·21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4위, 타점 5위다. 결승타도 2개 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나주환이 최근 면담에서 '(올 시즌) 이렇게 많이 뛰게 될 줄 몰랐다'고 하더라. 열정적이며 헌신적인 선수라고 생각한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주환은 지난 시즌까지 SK에서 뛰었다. SK 왕조(2007~10년) 시절 주전이었다. 홈런 10~15개를 기대할 수 있는 멀티 내야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9시즌을 마친 뒤 KIA로 '무상 트레이드' 됐다. 나주환은 KIA가 가장 어려울 때 후배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삼성 왕조(2011~15년)의 주축 타자였던 채태인(38·SK)도 이름값을 하고 있다.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0.325·4홈런·출루율 0.409·장타율 0.494를 기록했다. 옆구리 부상 탓에 시즌 초 결장했지만, 7월 이후 23경기에서 타율 0.369·4홈런·15타점을 올리고 있다. SK 타선은 3일 현재 팀 타율(0.254) 9위다. 제이미 로맥, 한동민 등 주축 타자들이 부진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채태인이 상대 배터리에 위협을 주고 있다. SK는 새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가 합류한다. 주포 최정의 타격감이 좋은 데다, 채태인이 현재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공격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채태인도 은퇴 기로에서 새 팀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았다. 대타 요원으로서 가치는 인정받은 것이지만, 현재 그는 주전이다. 롯데 좌완 투수 장원삼(37)도 있다. 대체 선발로 등판한 5월 12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10피안타·5실점으로 부진했다. 2군으로 내려갔다가 복귀한 7월부터는 선발과 구원 공백을 모두 메우고 있다. 7월 1일 NC전, 7일 한화전에서는 6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7.59이지만, 기록 이상의 공헌도가 있다. 장원삼은 개인 통산 121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2019시즌 LG 소속으로 뛰다 재계약하지 못했다. 그는 입단 테스트까지 받으며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연봉은 최저 수준인 3000만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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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올해 벌써 7번째…롯데 장원삼은 비가 원망스럽다

이쯤 되면 비가 원망스러울 법하다. 적어도 우천으로 등판이 7차례 물 건너간 롯데 장원삼(37)에게는 그렇다. 5일 인천에서 진행된 SK-롯데전으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롯데가 3-1로 앞선 3회 초 공격 상황에서 우천 중단이 선언됐고, 결국 8시 2분 더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날 롯데의 선발 투수가 장원삼이었다. 2회까지 3피안타 1실점 했고, 롯데가 3-1로 앞선 상황이었는데 시즌 첫 승 기회를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특히 SK전에서만 이날 포함해, 총 네 차례나 우천으로 등판이 물거품 됐다. 장원삼은 앞서 선발 등판이 예고된 날에 우천 취소만 6차례 경험했다. 선발 등판 횟수(4회)보다 선발 예고 후 취소된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앞둔 5월 9일 사직 SK전에서 처음 우천순연을 경험했다. 이어 7월 12일과 13일 사직 두산전, 7월 22일과 7월 23일 인천 SK전에서 각각 이틀 연속 우천으로 등판이 취소됐다. 또 7월 29일 사직 NC전도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최근 수도권 지역에 비 예보가 계속돼 이날 역시 등판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경기 3시간여를 앞두고 문학구장의 날씨는 맑았다. 경기는 정상적으로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장원삼은 2회 1점을 내줬지만, 야수진의 득점으로 기분 좋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다. 그런데 3회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올 시즌 7번째다. 롯데는 6일 선발 투수로 댄 스트레일리를 예고했다. 장원삼의 올해 성적은 5경기에서 승리 없디 2패, 평균자책점 7.59에 그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성적과 달리 임시 선발로 나서서 6이닝 투구를 두 차례나 했다. 야수진의 실책, 코칭스태프의 투수 교체 미스 등으로 선수단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우천으로 인한 잦은 등판 취소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는 대개 등판일에 맞춰 루틴을 지키는데, 이처럼 등판이 자주 취소되면 관리가 어렵다. 허문회 롯데 감독도 "장원삼의 등판 상황이 우천으로 불규칙해졌다"며 어려움을 내다봤다. 장원삼은 삼성 소속이던 2018년 5월 23일 대구 롯데전 이후 800일 넘게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후 LG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는 동안 122승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 베테랑 투수 장원삼은 요즘 1승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0.08.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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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사직] 베테랑 장원삼의 역투…5회 문턱 못 넘었다

베테랑 장원삼(37)은 4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상대 타선을 잘 막았다. 하지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장원삼은 16일 사직에서 열린 LG전에 시즌 네 번째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몸담았던 LG를 상대로 한 그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던졌다. 4-0으로 앞선 4회 초 2사 후에 이형종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이때까지 단 한 개의 4사구도 기록하지 않을 만큼 제구력이 돋보였다. 5회 초 LG 공격만 막으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결국 끝까지 던지지 못했다. 5회 1사 후 손호영에게 안타를 맞은 그는 이천웅에게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이어 오지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후속 김현수에게 4-3으로 쫓기는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LG 4번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고의4구로 내보냈다. 롯데 벤치는 마운드를 이인복으로 교체했다. 결국 장원삼은 시즌 네 번째 등판에서도 첫 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는 마운드를 내려가며 포수 김준태의 어깨를 툭 치며 '수고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공을 넘겨받은 이인복이 1사 만루에서 아웃 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고, 유강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장원삼의 실점은 6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최종 성적은 4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6실점이다. 장원삼은 7일 한화전에서 6이닝 4실점 2자책을 했지만, 야수진의 실책과 득점 지원 부족으로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1일 NC전에서도 5회까지 비교적 잘 던졌지만 7회 벤치 미스와 야수 실책, 그리고 역시나 득점 지원 부족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16일 LG전에서는 5회 구속 저하는 별로 없었지만, 정타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 체력 영향 탓인지 중반을 넘어서면서 실점했지만, 초반 투구는 좋았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40㎞, 투구 수는 93개를 기록했다. 장원삼은 현재 손목 부상으로 빠진 노경은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노경은은 같은 날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1군 진입의 청신호를 켰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노경은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진 않았으나 다음 주 합류가 점쳐진다. 장원삼의 2군행, 혹은 기용법에 변화가 예상된다. 사직=이형석 기자 2020.07.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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